chapter 1 만월대 출토 고급청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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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만월대 출토
청자 이야기

chapter 1

만월대 출토
고급청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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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만월대는 고려 시대 수도였던 개경의 왕궁 터입니다. 이곳은 약 500년 동안 고려 정치와 왕실 생활이 이루어진 중심지였습니다. 만월대 영역에서 발굴된 서부건축군은 왕과 왕실 가족들이 실제로 살았던 생활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나온 청자는 왕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쓰던 그릇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만월대 발굴 이전에는 왕실에서 실제로 어떤 청자를 사용했는지 제대로 알려진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월대 출토 청자의 가장 큰 특징은 품질이 좋은 청자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고려시대 유적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특징입니다. 고려청자의 품질을 확인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청자 그릇을 뒤집어서 바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바닥에는 구울 때 사용한 ‘번조 받침’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번조 받침은 청자를 가마 안에서 구울 때, 유약 때문에 그릇이 바닥에 들러붙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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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를 구울 때 사용하는 받침은 품질과 시기에 따라 규석, 내화토빚음, 내화토모래빚음, 모래, 태토빚음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12세기부터 품질이 좋은 청자를 구울 때, ‘규석’이라는 석영질의 하얀 돌을 작게 쪼개서 받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를 ‘규석 받침’이라고 부릅니다.

서부건축군에서 출토된 청자 1089점 중 번조 받침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772점입니다. 그 중에서 규석 받침을 사용한 청자가 295점으로 38%를 차지합니다. 이는 만월대에서 고급청자가 많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규석 받침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 것은 '내화토빚음' 번조 받침입니다. 178점으로 약 23%를 차지합니다. 내화토빚음은 주로 10세기경부터 12세기 중반까지 사용되었으며, 굽 바닥면에 베이지색 흙이 일정한 간격으로 묻어 있는 흔적이 남습니다. ‘내화토빚음’을 사용한 청자도 품질이 높은 것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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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화토와 모래를 섞어 사용한 ‘내화토모래빚음’은 약 123점으로 16%를 차지합니다. 그 외에 모래를 받쳐 구운 청자는 119점으로 약 15%입니다. 내화토모래빚음이나 모래받침을 사용한 청자는 규석받침 청자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월대 서부건축군에서는 내화토 빚음과 규석을 사용한 청자가 약 61%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출토되었습니다. 이는 만월대에서 품질이 좋은 고급청자를 매우 많이, 자주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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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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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화토빚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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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화토+모래빚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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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chapter 2

만월대에서 출토된
청자에 새겨진 글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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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대에서는 점각(點刻)으로 글자가 새겨진 청자가 처음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고려 왕실에서 청자에 글자를 새겨 사용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입니다.

글자는 청자 그릇 바닥에 점각(點刻)으로 새겨져 있는데, 점각은 뾰족한 도구로 청자 표면을 쪼아서 여러 개의 점을 찍어 글자를 새기는 방법입니다. 새겨진 글자를 보면 작은 점이 연결되어 글자가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점각으로 글자를 새기는 작업은 자칫 청자가 깨질 수 있어 어렵지만, 총 61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중 37점이 6-11호 건물지에서 나왔다는 점점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供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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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점각
‘공상(供上)’명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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尙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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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점각
‘상정(尙井)’명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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進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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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점각
‘진정(進井)’명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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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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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점각
‘현(玄)’명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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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각된 글자로는 공상(供上), 공(供), 상(尙), 중상(中尙), 진정(進井), 상정(尙井), 죽(竹), 신(新), 현(玄)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학자들은 이 글자들의 의미를 해석하며 왜 글자를 새겼는지 연구하기도 합니다. 공상(供上)이나 공(供)은 왕실에 바쳐진 물건이라는 의미이고, 진정(進井)이나 상정(尙井)은 우물에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한 그릇으로 보기도 합니다. 현(玄)은 현덕궁(玄德宮)에서 사용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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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에 바쳐진 물건이라는 의미를 지닌 공상(供上) 명 청자

chapter 3

왕실이 좋아하는
청자의 문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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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대 청자를 통해서 왕실이 좋아했던 다양한 문양의 소재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청자의 무늬를 어떤 방식으로 장식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고려 사람들이 좋아했던 꽃무늬는 연화, 국화, 모란, 황촉규, 작약, 부용, 훤초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 중에 연꽃은 불교 국가였던 고려가 가장 선호했던 청자 문양 중 하나입니다. 서부건축군에서 연꽃잎 무늬를 사용한 청자가 78점이나 나왔는데, 이는 전체 문양 중 11%를 차지합니다. 연구자들은 연꽃잎 무늬를 ‘연판문’이라고 부릅니다. 이를 통해 연꽃을 문양 소재로 만든 청자 그릇을 얼마나 선호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연판문은 발, 통형잔, 접시 등 여러 종류의 그릇에 사용되었고, 한 송이 연꽃을 도드라지게 양각기법으로 형상화하였습니다. 연꽃을 양각으로 도자기에 장식하는 방법은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데, 그 시작은 고려 12세기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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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국가였던 고려가
가장 선호했던 연꽃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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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건물지
청자 양각 연판문 구연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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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호 축대
청자 양각 연판문 구연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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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 건물지
청자 양각 연판문 구연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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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양각연꽃잎무늬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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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양각연꽃잎무늬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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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양각연꽃잎무늬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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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봉황과 용 문양이 장식된 청자도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특히, 7건물지군과 6-4호 건물지에서 이런 청자들이 여러 점 출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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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건물지군 출토
청자 음각 봉황문 저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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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건물지군 출토
청자 음각 봉황문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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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건물지군 출토
청자 음각 봉황문 저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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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건물지군 출토
청자 음각 봉황문 저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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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건물지군 출토
청자 음각 봉황문 저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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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건물지군 출토
청자 음각 봉황문 저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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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건물지군에서는 용과 봉황이 새겨진 청자 조각들이 많이 나왔는데, 모두 작은 파편 상태였습니다. 용의 발과 발톱이나 몸통 일부, 봉황의 머리나 날개 일부만 남아 있어서 전문가가 아니면 어떤 문양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청자 조각들은 품질이 매우 뛰어나고, 만월대가 아닌 다른 소비 유적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귀한 자료들입니다. 궁궐인 만월대의 위엄과 권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문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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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음각 용문 동체부편에 남겨져 있는용의 몸통 무늬

7건물지군 출토 청자 음각 용문 동체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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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용의 몸통 부분만 남은 청자 조각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청자 음양각용문 매병 >과 매우 비슷해서,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용문 매병은 왕실 전용 청자를 만들던 전라남도 강진 사당리 가마터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남도의 끝 강진에서 만든 청자가 배편으로 개성까지 운반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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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음양각 파도용문
과형매병

높이 37.9cm, 입지름6.1cm,
국립중앙박물관(덕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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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음양각 파도용문
매병편

고려 12세기,현높이34.2cm, 강진 사당리요지출토, 국립광주박물관(광주50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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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대에서 출토된 고품질의 다양한 장식 기법이 사용된 청자들은 비록 조각 상태이지만, 박물관에 소장된 완전한 작품이나 가마터에서 발견된 유물들과 비교해보면 왕실 전용 청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었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중요한 증거 자료입니다.

개성 만월대에서 출토된 청자는 단순히 “아름다운 도자기”를 넘어서, 고려라는 나라의 역사와 왕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 자료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